위대한 하나님 자녀를 만드는 믿음의 부모
랍비들은 하나님만 여실 수 있는 문이 세개 있다고 가르친다.
즉, 하나님만 '하늘 문'를 여셔서 비를 내리시고, '무덤 문'을 여셔서 죽은 자를 살아나게 하시며, 여인의 '태의 문'을 여셔서 자식을 낳게 해주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기도로 경험한 사람들의 예를 성경에서 많이 발견 할 수 있다.
특별히 기도로 태의 문이 열려 자식을 얻은 믿음의 사람들 이야기가 많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 요셉의 어머니 라헬, 삼손의 어머니,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그랬다.
또 있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다. 아마 기도로 태의 문이 열린 사람들 중 한나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결혼 후 곧바로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좀 늦게 생기는가 보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이 흘렀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한나는 겁이 났을지 모른다. 이러다 정말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도를 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한나는 더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은 아이를 주시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자 한나는 남편에게 대를 이어 주기 위해서 브닌나를 집에 들였다. 브닌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이를 쑥쑥 잘 낳았다. 그러자 한나를 무시하며 때마다 일마다 한나의 마음을 격노하게 했다. 한나는 그런 브닌나 때문에 분이 났다.
그렇게 10여 년 세월이 흘렀을 즈음에 한나는 성소가 있는 실로에 올라가 서러운 마음을 하소연하면서 아이를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리고 사무엘을 잉태했다. 우리는 한나가 단 한번의 기도로 아이를 얻은 줄로 안다. 그렇지 않다. 한나가 오랜 세월 동안 자식을 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많이 했겠는가? 그녀는 쌓아 놓은 기도가 많았다.
하나님이 그 모든 기도를 보시고 응답해 주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나가 사무엘을 낳았다. 그런데 한나에게는 남편이 모르는 고민이 있었다. 너무 간절하게 기도하다가, 자식을 주시면 하나님 앞에 바치겠다고 서원 기도를 해 벌니 것이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한나가 서원 기도 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을까? 금이야 옥이야 키우며 사무엘이 커 가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그 아이를 바치겠다고 했으니 후회가 되었을지 모른다.
과연 한나가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꼭 지켜야 했는가? 그렇지 않다.
한나가 서원을 하긴 했으나 성소에서 혼자 한 것이기 때문이다. 남편 엘가나는 한나가 그런 서원을 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나님이 한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사무엘을 주셨지만, 사무엘은 엘가나의 아들이기도 하다. 남편이 동의하지 않으면 한나가 하나님 앞에 서원했다고 하더라도 사무엘을 하나님 앞에 바칠수 없다. 왜 그런가? 율법에 따르면, 남편의 동의없이 아내가 하나님 앞에 어떤 서언을 했을 경우 그 서원은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민 30:12)
아마 한나가 서원한 것을 지키기 전에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다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때 하나님께 사무엘을 바치는 것에 대헤 엘가나가 반대를 했다면 한나와 엘가나, 사무엘은 한 집에서 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을것이다. 어린 사무엘이 엄마 품을 떠나지 않고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랐을 것이다. 아마 한나가 속으로는 남편이 반대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엘가나의 한마디 때문에 모든 꿈이 무너지고 말았다.
"당신이 그렇게 하나님 앞에 서원했으면 서원한 대로 해야지요." 그렇게 해서 사무엘을 바치게 된 것이다.
만일 엘가나가 반대했더라면 사무엘은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사무엘은 없었을 것이다. 한나가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친 것은 남편 엘가나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나의 믿음만 이야기 하는데 사실은 엘가나 또한 한나 못지않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한나와 엘가나 같은 부모가 있었기에 사무엘과 같은 훌륭한 믿음의 인물이 나온 것은 아닐까?
이진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