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 사랑

백혈구 사랑

어느날 예배에 참여했다가 찬양을 인도하시는 리더의 멘트 중에 흥미있는 말을 듣게 되었다.
<백혈구 사랑>이라는 생소한 용어였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백혈구에 대해 약간 공부해 보았다.
백혈구 (White Blood Celld)는 몸에 병균이 침입했을 때 싸워 주는 면역 시스템 중의 하나이다. 백혈구들은 보통 골수에서 생산되어 흉부에 가까운 내분비선에 머물다가 감염이 발생한 곳에서 보내진다.
또는 경계 근무를 하듯 피속을 순환하다가 병균이 침투하거나 감염이 발생한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한다.
보통 성인의 몸 속에는 피 한 방울 당 7,000~25,000개의 백혈구가 있다. 그러므로 갑자기 백혈구의 수효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의 몸 어디간에 감염이 있다는 적신호인 것이다.

예를 들어서 백혈병 환자의 경우 백혈구의 수치는 피 한 방울 당 50,000까지도 증가하는 것이다. 백혈구의 종류는 다섯가지가 있는데 그중 어느것은 박테리아를 방어하고 어느 것은 기생충을 공격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또 어떤 것은 혈관의 확장과 혈압 강하, 위액분비의 촉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 4~5일에서 수 주일이 수명이지만 감염이 심한 경우에는 그 수명이 더 짧아진다.

이런 사실보다 더 신비롭고 재미있는 것은 백혈구들이 병균들과 싸우는 방법이다. 감염된 세포 속으로 보내진 백혈구는 병균들을 감싸고 품어서 녹임으로 그 부분을 변화시키며 치유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병균의 힘을 능가하는 항체를 발생시키며 끌어안거나 유해 박테리아를 둘러싸고 마침내 그것으 용해시키며 삼켜버리는 것이다. 병균을 품어서 자기의 일부로 만들며 자기는 죽어가면서 치유를 주고 회복을 주는 것이 바로 백혈구이다. 이것을 어느 크리스천 의료인들은 <백혈구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옹기장이 집에 뛰어든 망아지처럼 주변을 깨뜨리고 상처만 주는 아무런 가치없는 존재를 끌어안고 사랑하시는 주님의 십자가에서 자신을 찌르는 자들을 품고 녹이는 사랑, 바로 그것이 예수님의 사랑이다.
자기는 죽어가면서 감싸안고 품어 줌으로 치유하고 회복시켜주는 사랑, 바로 그게 십자가의 사랑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보혈은 온통 백혈구인 것 같다. 사랑의 백혈구 말이다.

이런 백혈구의 사랑을 실천하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그 사랑을 체험한 제자의 삶을 생각해본다.
우리의 삶이 설사 지독한 고통과 고독속에 있다 하더라도 가장 가치있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은 우리의 두 팔을 할짝 벌려서 나보다 더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예수님처럼 끌어안아 주는 것이다. 가시가 너무 많아 남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처참할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영혼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끌어안고 사랑으로 서서히 녹여가는 것이다. 마치 백혈구가 그렇게 녹여버리듯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베푸 시고 행해주신 자기 드림의 사랑처럼 말이다.

세월이 흐르고 있다.

내게 주어진 사랑할 기회는 신속히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무리 작은 가슴이라도 애정이 담긴 가슴은 큰 것을 품게된다.
사랑과 희생으로 감싸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크고 많은 것을 감쌀 수 가 있고 치료할 수 있다.
별로 큰 힘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작고 따/듯한 가슴이 마치 요술처럼 상대의 마음 속에서 소중한 변화의 역사를 일으킨다.

사랑과 행복의 파도는 백혈구처럼 바로 그 사람을 끌어안을때 시작된다.

참으로 사랑할 줄 알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행복을 아는 사람은 품고 이해함으로 행복을 느끼고 안아줌으로 사랑을 더욱 증폭시켜 나간다. 누군가를 위하여 백혈구의 사랑을 행할 대 그 사람속에서 아픈 가시와 파편은 사라지고 상처에서 치유의 새싹을 움트게 한다.

우리가 이런 사랑을 베풀 때 우리는 결코 가난하지도 작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제부터라도 이런 백혈구 인생을 살아보지 않겠는가?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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