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의 소리"

두 가지의 소리


평소에 마음이 맞는 선배와 열대 우림 지역에 산책을 갔다. 
Minnamurra Rain Forsest Park 이 바로 그 곳이다. 시드니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차를 몰고 남쪽으로 가면 도착하게 되는 그리 멀지 않는 곳이다. 언제나 느끼는 감흥이지만 가는 동안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면서 모처럼 시원한 기분을 만끽 할 수 있었다.
초록빛으로 펼쳐져 있는 들판과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는 가축들의 모습은 분주하던 마음에 평온을 회복하기에 충분했다.
목적지는 Budderoo라고 하는 국립공원의 계곡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늘한 느낌의 신선한 공기는 여름임을 잊게하고 울창한 숲은 어머니의 품처럼 그윽하고 고요한 안정감을 주었다.
방문객들에게 자연 교육을 시키는 세미나실을 통과해 입구에 들어서자 하나님의 섬세하고 놀라운 손길에 경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또한, 원형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잘 이용하고 자연 친화적인 모습으로 식물군과 야생 동물의 서식 상태를 보존해 가는 솜씨가 돋보였다. 게다가 장애인들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되어 있는 산책길의 구조는 참 인상적이었다.

한 시간 가량 걸어 Minnamurra Fall이라고 부르는 폭포에 도착 할때 까지 경험하게 되는 것은 놀라운 묵상의 체험이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산과 숲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색적이고 묵상적이며 철학적인 경형이 있다. 반면 바다와 해양을 좋아하는 사람은 방랑적이고 야성적이면서도 모험적이다. 숲 속에 오면 나는 자주 내면에 잠자던 묵상의 기질과 습관이 고개를 들고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날도 묵상을 통해 듣게 되는 소리들이 있었다.

첫 번째 소리는 피조물들을 통해 들려오는 창조주의 소리였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로마서 1장 20절말씀) 화폭에 담긴 그림이 그것을 그린 작가의 마음을 반영하고 목소리를 내듯이 창조물은 창조주의 성품과 목소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자연 곳곳에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담겨져 있다. 도토리나무에는 반듯이 도토리가 열리고 밤나무에는 밤이 열린다. 너무나 평범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다. 만약 피조물이 이런 신실한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지 않고 제멋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피조세계를 바라볼 때 마다 이 신실하신 하나님의 소리를 듣게 된다. 이 신실하신 하나님이 바로 나의 아버지가 되시는 것이다.

두 번째 소리는 내면의 소리이다.
창조주를 느낄때 비로소 들려오는 메아리와 같은 반응의 소리이다. 신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자기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창조주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영혼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창조주 앞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 속에는 하나님의 은혜로 아직 파괴되지 않은 창조주의 형상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혼의 소리가 울려 나온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죄로 인해 파괴된 공간에서 짖어대는 사나운 죄의 외침이 있다. 숲 속에 올때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소리를 증폭시키고 싶은 마음이 단단해 진다. 그리고 죄가 외쳐지르는 유혹의 함성소리를 소멸하고 싶은 영혼의 갈망이 하나님을 더욱 앙망하게 한다.숲속에서 보내는 몇 시간은 육체 뿐 아니라 영혼에 새 호흡을 불어 넣고 자신을 겸손하게 하나님과 대면시키는 영적 재충전과 자기 성찰의 기회이다. 

창조주의 소리와 내 자신의 소리를 함께 듣고 자신을 반추하는 거룩한 경청의 시간이다.

정기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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