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아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소금을 조금 넣으면 싱겁다고 불평하시고 조금만 더 넣으면 짜다고 안 드시니 저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 드리시길 원하시는 거에요? 그때 마침 아들이 직장에서 돌아와 들어왔습니다. 
어머니는 말없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며느리는 남편을 보며 불평하며 화를 냈습니다.
남편은 음식을 한 숟가락 입에 넣더니 즉시 뱉어내며 소리쳤습니다.
"우리 어머니 편찮으신 것 몰라? 너무 짜잖아!"
"그래요? 당신 어머니이니까 이제 당신이 직접 요리해 드리세요."
며느리는 불같이 화를 내며 부엌을 나가 버렸습니다. 
아들은 한숨을 쉬며 " 어머니, 그거 잡숫지 마세요. 제가 다시 해 드릴께요."

눈치 빠른 어머니가 말합니다.
"너 나한테 뭐 할 말이 있지? 말하거라.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어머니 집사람이 취직해서 일해야 하는 것 아시잖아요"

어머니는 아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금방 눈치채고 간곡하게 말했습니다.
"얘야 제발 날 양로원으로는 보내지 말아다오"
아들은 조용히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진정시킬지를 생각했습니다.
"어머니 양로원이 그렇게 나쁜데가 아니예요. 집사람이 일을 하면 어머니를 돌보아드릴 수 가 없을 거예요. 
양로원에 가시면 어머님을 잘 돌보아 주실 분들이 많이 있을꺼예요. 어머니를 위해서도 그게 휠씬 나을거예요."

아들은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서재로 돌아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창가를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젊어서 과부가 되어 재혼하지 않고 자기를 키운 분이셨습니다. 
아들을 위해 힘든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나중에는 아들을 유학시키기 위해 평생 모은 저축까지도 희생한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평생 그런것을 이유로 해서 효도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를 빌미로 결혼에 대해 위협을 하는 쪽은 아내인 며느리였습니다.
"정말 어머니를 양로원에 모셔야 하는 걸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평생 함께 지내야 하는 사람은 자네 아내야?" 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어떤 친척은 "자네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셔, 고생해 보았자 몇년 일꺼야 어머니의 희생을 생각해서라도 효도 좀 하지 그러나!"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더 이상 그런 이야기들을 마음에 떠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변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해는 서쪽 아파트 사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어두움을 초청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양로원 비용은 비쌀 뿐 아니라 반드시 자신이 감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무거운 양심을 달래 보았습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양로원의 거실로 모시고 들어갈때 텔레비전에서는 유명한 코메디 프로가 방송되고 있었지만 그곳의 노인들은 아무도 웃지 않았습니다. 여러명의 할머니들이 같은 모양과 색의 같은 옷을 입고 비슷한 머리 스타일을 한 채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혼자 웅얼대고 있었고 또 다른 할아버지는 멍하니 아들과 어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밝은 빛을 좋아하시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런 방을 배정 받도록 부탁을 하고 함께 잠시 방에 머물렀습니다.
"어머니, 저 내일 일을 가야 해서 이제 가 볼께요. 또 올께요" 어머니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방을 나가는 아들에게 힘없이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언뜻 뒤돌아보는 아들의 눈에 어머니의 틀니와 하얀머리, 그리고 깊은 주름이 들어왔습니다.
'어머니가 참 많이 늙으셨구나!' 

그때 아들이 여섯살때 일 때문에 몇달을 자기를 아저씨집에 맡기려  할 때
"엄마 나 버리지마! 나 여기 놓고 혼자 가지마!" 하며 울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결코 자기를 버린 적이 없었다는 것을 떠 올렸습니다.
"얘야 나는 괜찮다. 어서 가거라"
아들은 몸을 돌려 어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어머니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요! 여긴 어머니 집이 아니에요"
두 사람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훔치며 함께 밖으로 나와 두 사람의 집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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