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손길"

 치유의 손길


새벽 기도를 마치고 가까운 산으로 갔습니다. 문명의 때와 인간의 손길이 배어 있지 않은 아침 공기는 만물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가끔 걷던 오솔길인데 나무도 새롭고 풀들도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들과 거미줄에 달려 있는 이슬 방울도 예쁘고 신비롭습니다. 가끔씩 눈에 띄는 캥거루 똥과 개미가 만들어 놓은 떡가루처럼 고운 흙더미도 반갑게 나를 맞아 줍니다.

모든 것이 처음 있었던 것처럼 정말 새로운 감흥과 감동을 줍니다. 

나는 이 느낌이 좋아 아침 일찍 산에 오릅니다. 얼마전 산 전체를 처참하게 할퀴고 지나간 산불의 상흔들은 여전히 곳곳에 눈에 띄지만 모든 것이 새롭게 깨어나고 기지개를 펴며 지나간 아픈 과거를 잊은듯합니다. 아직도 흉측한 검은 둥치를 따라 공중을 보면 그 위에 파란 하늘을 향해 한껏 기지개를 켜는 연초록의 향연이 놀라운 탄성을 발하게 합니다. 자연을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치유의 손길이 온 만물을 덮고 계신 것을 바라보며 힘이 솟구칩니다.

불에 탔던 흔적들이 아직도 완연한 나무들을 바라보며 화마의 무정함을 다시 한 번 회상합니다.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나무들이 소화되었고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은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심지어는 잡초들과 이끼까지도 화상을 입고 하얗게 말라 죽었거나 자취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창조주는 그들을 돌보고 계셨습니다. 치유하시고 새롭게 하고 계셨습니다. 놀랍고 신비한 생명현상을 허락하시고 친히 치유하고 계신 것입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치유의 손길과 생명 주심의 은혜를 바라보며 좋으신 하나님을 묵상합니다. 하나님을 피부로 숨 쉬게 하고 말없이 하나님의 치유의 손길에 자신을 맡긴 산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우리 인간은 때로 이 산처럼 심한 상처를 경험합니다. 가정이나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이나 교회가 상처를 입을 때 어느 한 지체만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고통을 당합니다. 모두가 아파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한 몸이 요 한 사람 한 사람은 지체의 각 부분이기 때문입니다.(고린도전서 12장 26절에서 27절말씀) 때로는 그 상처가 너무 깊고 아파서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생각입니다. 치유자가 되시는 하나님은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시고 성령님은 싸매시는 위로의 하나님이십니다. 삼위 하나님은 전능하신 치유자이십니다.

인간은 문제를 들추고 일으키는데 빠르고 상처를 주는데는 능하지만 변변한 해결책이나 치유책 하나도 제시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간적인 방법을 가지고 애를 쓰면 쓸수록 상처는 더 깊어질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온전한 치유를 원한다면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 분의 치유의 손길에 삼을 맡기고 조용히 기다리는 것입니다. 인생은 순진한 감상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며 심한 어려움을 겪고 살아가는 사람이 한숨을 쉬며 탄식합니다.
'아! 내 상처는 언제나 치유될까? 어떻게 치유를 경험할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화마에 손상당한 산처럼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십시오.
산처럼 나무처럼 말없이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치유의 손길을 기다리십시오.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새로운 생명의 싹이 돋아나 초록의 향연을 벌이듯 당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치유현상이 곧 당신의 삶에도 푸르름의 기적을 체험하게 하실 것입니다. 까맣게 타버린 껍질속에 숨겨진 수맥을 타고 생명의 회복이 일어나듯 생수의 근원되시는 하나님이 당신의 삶에 생명수를 공급하실 것입니다. 믿음으로 그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을 기대하십시오.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인해 당신의 삶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멀지 않아 아름다운 녹음의 향연이 펼쳐지고 새들이 날아와 행복을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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