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ng religion, done religion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들을 만나 전도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기의 선을 의지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나게 됩니다. 자기가 무엇인가를 하므로 절대자를 만족하게 해서 그것을 근거로 보상으로서 구원의 은혜를 받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성도 드리고 정성도 쌓고 선행도 하는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생각과 인과응보의 법칙을 믿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입니다. 일견 일리가 있고 당연한 논리인 것처럼 생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을 믿는 다고 말하는 성도들 가운데에도 여전히 구원은 선을 행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Doing religion, 행위종교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는 잘못된 기독교입니다. 기독교는 선을 행하거나 의를 쌓음으로 구원을 얻고 복과 은혜를 누리는 행위종교가 아닙니다.

이런 행위를 의존하는 Doing religion에는 다섯 가지 정도의 독특한 양상이 나타납니다. 첫째는 종교적 계율과 규범을 세워 놓고 그것에 집착하며 그것을 지키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둘째는 개인의 구도적 삶을 통한 자기극복이나 해탈을 강조합니다. 셋째는 무당이나 점쟁이, 또는 박수와 같은 특별한 영적 매개자에 의해 인도되는 종교적 의식행위에 초점을 맞춥니다. 굿이나 지성을 드리는 일들,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일들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넷째는 단순한 종교적 언어나 행위를 반복하게 하거나 매개자가 신비한 영적 능력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함으로 인간이 경험하는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처럼 강조합니다. 그러다 효능이 없는 것이 드러나면 추종자 본인의 지성이나 헌신이 부족한 것처럼 말함으로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위종교는 그런 종교를 이끄는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그 관계가 깨어지면 저주를 받거나 불행에 빠질 것처럼 두려움과 공포심을 조장합니다.    

이런 기준을 가지고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와 다른 종교를 비교해 보면 이런 스펙트럼이 드러납니다. 기독교의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요 행하심인 반면 여타 종교는 인간의 고안품입니다. 여타 종교는 “행하라, Do.” 인 반면, 기독교는 “이루었다. Done” 입니다. 인간의 측면에서 구원을 위해 아무것도 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행위종교는 추종자를 이용하고 종으로 삼지만 기독교는 자녀로 부르셔서 복과 은혜의 수혜자로 삼습니다. 여타 종교는 죄책감을 조장해서 구속하고 노예로 삼지만 예수님은 그에게 오는 자들에게 죄에서 벗어나 자유 하게 합니다. 모든 종교는 실상 하나님과 인간에 대해 눈을 멀게 하지만 기독교는 절대자와 인간 자아에 대해 바른 눈을 열어 줍니다. 모든 종교는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 헤매게 하지만 기독교는 하나님이 인간을 향해 다가 오시고 잃어버린 인간을 찾아 나서십니다. 그래서 구원은 값없이 거저 주는 은혜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공로나 행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보혈의 공로로만 구원을 얻는 것입니다. 가시관을 쓰시고 그 얼굴에 피를 흘리시며 내가 감당해야 하는 모든 저주와 심판을 감당하신 것입니다. 죄와 죽음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은 오직 은혜로만, 그 은혜에 대한 오직 믿음으로만 받아 누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것입니다. 십자가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며 예수님께 외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It is finished.” (요 19:30)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예수님께서 다 이루신 사실을 믿는 종교입니다. Done religion인 것입니다. 어떤 인간도 그 행위로 절대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세상에 의인은 없으며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죄인인 인간에게서 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패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역시 부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롬3:9-18) 어디에서 이 Done의 Religion을 발견할 것인가?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Doing religion에서 벗어나 Done religion의 은혜 안으로 들어오시기를 바랍니다.

정기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