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눈

사막의 눈

몽고의 고비 사막은 겨울이 와도 눈이 많이 오지 않는다. 강우량이 많지 않은 건조한 기후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내리는 얼마 안되는 눈은 겨울을 지나 봄이 다 가도록 녹지 않고 사막을 덮고 온 지경을 하얗게 장식한다. 얼른 생각하면 낭만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곳에는 영하 30도가 웃도는 혹한이 있고.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있다.

가시적인 생명체의 기운은 보이지 않고 정적과 절망같은 아득한 지평선만 있다. 차를 몰고 두세 시간을 달려도 나무는 한그루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을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곳에도 인간은 산다.

어느 일정한 곳에 마을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기도 하고 가축 떼를 이끌고 덩그러니 한 가족이 사막에 게르라는 천막집에 살기도 한다. 그곳에서도 복음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전도하기 위해가는 것이다.

전도할 마을을 향해 차를 타고 가다가 사막 함 가운데에서 내려 눈을 밝고 걸어본다.
사방을 둘러본다. 눈을 들쳐 보기도 하고 혹시나 해서 생물체를 찾아본다. 이 눈 덮인 사막에서도 주님은 내게 영적 속사임을 잊지 않으신다.

먼지붙은 눈을 만지며 묵상에 젖는다. 이곳에 내린 눈은 특징이 있다.

첫번째 특징은 입자 두 개도 서로 뭉쳐지지 않는 것이다. 떡고물처럼 곱고 세미하지만 모래처럼 각기 다르게 놀 뿐 결코 덩어리가 되지 않는다. 너무 차가와서 함께 뭉쳐지지 않는 것이다. 눈이 서로 뭉쳐지는 것은 입자들이 녹아 어느 정도 습기를 머금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너무 차가운 날씨에 꽁꽁 자기 몸을 도사리다 보니 서로 뭉쳐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은 자신을 녹이고 부드러워 질 때 서로 만남이 있고 연합이 있는 것이다.
너무 차가워서 녹지 않은 채로 버티면 결코 뭉치거나 연합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적당히 스스로를 녹아 내릴 줄 아는 인생이 되는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다른 사람하고 연합도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눈 속에는 죽은 것 같지만 그래도 생명체의 흔적인 풀들이 말라 있다는 것이다. 광야를 가득 채운 이 차가운 눈을 바라보며 대지에 깊숙이 숨겨진 작은 생명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다시 태어날 봄을 생각해 본다. 지금은 차갑고 무겁게 그들을 덮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눈이 있기에 그들은 모진 광야이 면도칼 같은 겨울바람을 견뎌내는 것이다. 이 눈이 그들의 이불이 되어주고, 그들을 감싸고 품어 주는 옷깃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 눈들이 있기에 혹한의 어두운 밤에도 땅속의 생명을 아주 죽어버리지 않고 견디는 것이다. 

눈은 봄이 되면 그 옷자락을 풀고 자신을 녹이며 땅속의 생명들에게 물기를 공급할 것이다.
생명이 생명 되게 할 것이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여! 
당신의 인생이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의지할 곳 없이 버려지고 잊혀진 작은 뿌리처럼 위태한 것 같은가?
게다가 차가운 눈은 내려 당신의 인생을 짓누르고 있는가?

기억하라.

바로 그 눈이 당신의 인생을 보호하는 이불이라는 사실을....

어느 날 그 눈이 녹아 내리면 당신의 인생 속에 숨겨진 생명은 발아를 시작할 것이다.
사막에도 봄은 올 것이고 생명은 반듯이 움틀 것이다. 눈 속에 작은 생명을 돌보시는 하나님은 이 시간도 당신을 보호하시며 지키시고 계시다. 어느 날 당신을 덮고 있는 고난과 고통들은 당신의 삶 속에 축복의 싹을 틔워주고 키어주는 생명의 근원이 될 것이다.

이 일을 이루실 하나님을 바라보자.
그 하나님을 기대하자.

정기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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