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다이너마이트
강원도 사북이 아직 탄광톤으로 존재할 때의 일입니다. 동네는 작고 아이들은 방과 후면 갈 곳도 없고 놀거리도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매번 같은 아이들끼리 올망졸망 함께 모여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아이가 또래에서 왕따가 되어 자주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희생양이 된 그 아이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그것은 그 아이들의 놀이방식이었고 삶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그 또래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들을 떠나면 다른 친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이들의 놀림이 조금 심해진 어느날 일어났습니다. 참을 수가 없었던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을 혼내주고 그들 가운데 당당하게 존재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잠시 후 돌아 온 그 아이가 또래들을 향하여 소리쳤습니다. "너희들 까불면 다 죽어!" 윗옷을 추켜들자 아빠가 광산에서 쓰는 다이너마이트를 허리춤에 꼽혀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은 혼비백산 뿔뿔이 흩어졌고 그 이후로 그 아이는 진짜 왕따가 되어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는 진짜 외톨이로 지내야 했습니다. 언제 다시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조금 섭섭하고 괴롭게 한다고 해서 그것을 이기기 위해 더 독하게 나가면 모두 나를 떠난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합니다. "봐라! 나는 다이너마이트를 가지고 있다." 하고 외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무서워서 회피하는 인물이 되면 곤란합니다. 관계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언제고 쉽게 들고 나올 수 있는 분노의 다이너마이트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분노의 다이너마이트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 언어라는 뇌관을 통해 폭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행동이라는 폭탄이 되어 터지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관계적 존재로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타락한 인간의 본성을 근거로 한 모든 관계는 허물과 실수를 피 할수 없습니다.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파괴하는 요소들이 항상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이때 우리는 부노하고 싶어지고 자신을 강력하게 나타내고 싶어합니다. 이럴 때를 위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관계지속과 회복의 메카니즘이 있습니다.
바로 포용과 용서입니다. 포용과 용서란 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감정과 상관없이 끝까지 용서하고 포용할 것을 명령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일흔 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우리의 삶은 용서하고 용서받아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마가복음 18장 21절에서 22절말씀) 포용과 용서는 조건이 전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용서하기 전에 상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용서는 분명하고 결단력있는 선택입니다. 물론 용서 후에도 감정적으로 치유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용서하며 참아내는 영성과 습관이 없다면 자칫 분노의 다이너마이트를 꺼냐드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경험하게 되는 것은 관계의 회복보다는 더 깊은 관계의 단절입니다.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 (시편기자 102편7절말씀) 라고 고백하게 되는 고도의 외톨이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분너하면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되고 더욱 외로운 늑대처럼 혼자가 됩니다. 회복되기가 쉽지 않는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든지 사랑과 용서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되는 하나님의 이상이 용서를 통한 관계의 지속이요 포용을 통한 영적성숙입니다.
바로 주님을 닮아가는 삶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외친 언어는 용서를 통한 포용이었습니다. 섬세한 수정처럼 부서지기 쉽고 상처받기 쉬운 우리의 관계는 오직 끊임없는 용서와 포용이라는 신비를 통해 지켜지는 보배입니다. "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골로새서 3장 13절말씀) 우리 모두를 위한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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