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의 능력

만족의 능력


옛날 혼자 살아가는 석공이 한 명 있었다. 아주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는 매우 가난했다. 작은 대나무집에서 낡은 옷을 입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정과 망치를 들고 엄청난 바위를 앞에 놓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때 거리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군중들이 환호하며 소리치는 것을 들으며 그는 왕이 그 작은 마을을 방문했음을 알 수 있었다. 석공은 달려 나가 사람들 틈에서 비단 옷을 입고 백성들에게 인사를 받는 왕을 놀라움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그는 그 순간 “내가 만약 왕의 권세와 영광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병사들도 명령대로 움직이고 이보다 더 큰 권세가 있을 수 있을까?”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의 마음속의 호소는 하늘에 상달되었고 그 즉시 초라했던 석수는 강력한 왕으로 변화되었다. 그는 멋진 말위에 올라 자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게 바로 권력이라는 거야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이 되자 새 왕은 자기 백성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뜨거운 열기의 효과를 목격했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맥을 못 추고 식물들은 태양의 강력한 광선아래 시들어 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새 왕은 태양이 세상의 그 어떤 지배자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태양이 되어 태양처럼 강력할 수 있다면...” 하고 마음속으로 소망했다.


그의 소원은 즉시 이루어졌다. 석공은 태양으로서의 그의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아래를 굽어보면서 자기의 강력한 힘을 영광스럽게 뽐냈다. 땅을 향해 밝고 뜨거운 빛을 보내며 왕과 왕자들이 파라솔 아래로 숨는 것을 바라보고 용감무쌍한 무사들이 자기의 빛 아래 힘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때 작은 구름 하나가 땅을 가로질러 왕궁위에 머물면서 태양의 뜨거운 빛으로부터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구름이 자기보다 강력한 것을 발견한 그는 “구름이 되면 좋겠군!”하고 생각했다.


다시 그의 소원대로 그는 구름이 되었다. 그는 태양의 뜨거운 기운을 차단하면서 자신이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되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거대한 구름이 되어 땅을 향해 폭우를 쏟아 붇지 시작했다. 물이 없던 곳에 내와 강이 생기고 도시의 거리와 농장과 들판에 홍수가 범람하게 된 것이다. 산천초목과 동물들과 모든 사람들이 그의 권세에 놀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직 집 채 만한 바위만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굳게 버티고 서있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그 보다 더 강력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소원했다. “저 바위보다 더 힘이 센 것을 없군. 내가 바위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이번에도 그의 소원은 곧 이루어졌다. 바위는 태양이 내리 쪼여도, 바람이 불어오고, 홍수가 나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굳세게 버티고 서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마침내 자기 주변의 모든 외부의 힘들로부터 자유로운 강력하고 예외적인 존재가 되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나이가 작은 가방을 어깨에 메고 그에게 다가왔다. 바위 앞에 선 그는 가방에서 정과 망치를 꺼내더니 그 바위를 쪼아내기 시작했다. 정와 망치를 갖고 있는 그 사나이가 세상의 어떤 바위보다 강력한 것을 인식한 그는 소리쳤다. “오! 내가 석공이 될 수만 있다면!” 하늘은 또 다시 그의 외침을 들어 주셨다. 그는 석공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초라한 대나무 집에서 망치와 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삶에 만족하게 되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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