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영성"

담쟁이 영성

시인 도종환의 아름다운 시가 있다.

제목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담쟁이란 녀석은 참 대단한 녀석이다. 
담쟁이는 평지나 평안한 곳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한다. 
모든 것이 가로막힌 가파른 벽을 아무런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오른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벽을 온전히 자신으로 덮어 주변을 때로는 푸르게, 때로는 찬란한 가을 잎으로 수를 놓아 주변을 감동시킨다.
담쟁이는 바로 그런 녀석이다.
이 시를 쓴 도종환 시인은 아내와 사별한 후 두 아이를 기르면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그로서는 갑작스레 마주친 그런 삶이 큰 <벽>이었으리라.

우리는 삶도 그런 피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을 마주대할 때가 있다.
평지 끝 절망의 벽은 누구나 만난다.
그때 하나님이 지으신 담쟁이를 보라 
담쟁이는 절대 벽을 원망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벽이라는 절망의 한계를 땅을 기는 삶에서 위로 오르는 희망의 계단으로 삼는다.
담쟁이는 벽에 도전하며 오히려 무서운 태풍도 세찬 바람도 어쩌지 못하는 강인한 존재로 성장한다.
온 몸이 손과 발이 되어 보이지 않게 그리고 조금도 틈새가 없이 조용히 밀고 나아가는 눈부신 낮은 포복으로 위를 향해 전진한다.

그대의 인생이 벽 앞에 절망하고 있는가?
담쟁이의 영성을 배우라.
세상 사람에게는 절망의 벽으로 보이는 현실이 믿는 자에게는 소망으로 솟아오르는 상승의 기회인 것이다.
믿지 않는 자에게는 무모한 집착으로 만 보이는 것이 성도에게는 불가능을 넘어서는 하나님 체험의 기회인 것이다.
아무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곳에 동아줄보다 더 든든한 생명의 뿌리를 내리는 것이 성도의 삶이다.
그리고 마침내 절망의 벽 전체를 온몸으로 감싸고 때로는 푸르게, 그리고 때로는 현란한 단풍으로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다.

인생은 바닥을 쳐야만 진정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고난과 축복의 오르내림 속에 하나님을 알게 되고 주님과 가까워진다.
축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우리가 환란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로마서 5장 3절에서4절말씀)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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