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롭게 한 해를 사는 비결

세월이란 제 할 일을 마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는 냉정한 방문객입니다. 세월처럼 냉혹하고 단호한 일회성의 방문객은 없습니다. 저축성이나 지연성이 전혀 없는 소모성의 속도가 균일하고 한시성이 분명한 종말론적 개념이 바로 세월이라는 손님입니다. 시간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시간은 돈이나 금이라는 물질적 개념을 넘어서는 생명의 개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이란 시간 속에 존재하지 않은 시간 밖으로의 이탈을 의미합니다. 이 시간은 기회와 함께 오지만 또 한편 기회와 함께 사라집니다.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석화 광중처럼 반짝하고 사라지는 허무하고 순간적인 것입니다. 이런 세월을 살아가는 중에 매년 마다 새해가 주어지면 많은 사람이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어떻게 무엇을 하며 이 한 해를 지낼 것인가? 또 한 해를 주시는 하나님의 관대함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세월을 허락하신 그분의 목적에 맞고 나에게 참된 의미를 부여해 주는 삶을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을 적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첫째로 영적 무장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영적으로 긴장감을 잃게 될 때 자칫 시간을 잘못 사용하는 실패의 원인이 되기 쉽습니다. 영적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주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기 위하여 영적 안테나를 주님을 향해 높이 들고 살아야 합니다. 성도로서 말씀에 기초한 삶의 기준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항상 영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음성을 놓치지 않도록 듣는 예민한 영적 귀를 가져야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매 순간을 그분의 뜻대로 살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올 인생의 장애물들을 피하지 않고 마주 싸우는 영적 전투력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생텍쥐페리는 “사람은 장애물과 겨루어볼 때 비로소 자기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쟁이 없으면 저항력도 약하게 됩니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새해를 살아 보십시오. 셰익스피어도 말했습니다. “기름진 땅일수록 잡초가 무성하기 쉽다.” 끊임없이 영적 잡초를 제거하며 내 삶의 영역을 넘보는 사탄의 전략과 계략들을 간파하며 용감하게 맞서 싸워 승리하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그러나 위의 두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전투적이 되거나 성취 지향적이 되기 쉽습니다. 사랑과 긍휼이 실천되지 않는 균형 잃은 삶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는 주변을 돌아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 많은 사람은 자기의 아픔에만 죽을 듯이 매달려 살아갑니다. 왜 나를 이해 주지 않는가에 집중합니다. 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가를 생각합니다. 왜 내 상처를 돌아보지 않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언제든지 곤궁에 몰린 사람은 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마땅히 나를 도와야 하고 나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 정반대의 발상과 순서를 말씀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 분처럼 주변에 눈 높이를 맞추고 주변 사람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삶을 살아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마음을 씻는 하루하루를 살았으면 싶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삶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릇은 한번만 써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면서 세상을 수십 년 살면서도 마음 한번 제대로 비우지 못해 때 묻은 애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조금은 초월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티는 그리도 잘 보면서 제 가슴 하나 헹구지 못하는 우리 인생의 편협함과 얄팍함을 넘어서는 하루하루를 살아보십시오. 너무도 더럽혀지고 때가 묻어 무엇 하나 담을 수 없는 마음이라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습니까? 날마다 마음을 말씀과 기도로 씻는 생활, 그게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요? 새롭게 주어진 한 해 세월이란 기회의 선물을 슬기롭게 사용하는 한 해를 살아봅시다.

정기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