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패배자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지켜 보면서 승자와 패자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공화당에서는 Donald Trump가 승자가 되었고 민주당에서는 Hilary Clinton 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막상 결론이 나게 될 11월의 선거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알수 없지만 후보 수락을 위한 전당대회를 지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특별히 승자와 패자가 분명해진 결과와 그에 반응하는 모습들을 지켜 보며 누가 진정한 승자인가를 생각해 본다. 명시적인 패배를 당한 적이 없지만 패배자가 있고 외형적으로는 화려한 승리자의 면류관을 썼지만 패배자로 평가되는 인물도 있다.

우리는 모두가 승자가 되기를 꿈꾼다. 시작부터 패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상은 필연적으로 경쟁사회이고 그 누구도 승자와 패자가 되는 구도에서 자유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승자가 되는 소망과 꿈을 안고 나름 최선을 다한다. 누군가 승리의 월계관을 쓰면 누군가는 패자의 자리에서 쓰라린 눈물을 흘려야 한다. 게다가 승자는 소수이고 패자는 다수일수 밖에 없다. 승자는 무대의 중앙에서 각광을 받지만 패자는 무대 뒤 그늘에 가리워지기 쉽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승자라고 언제나 공동체와 인류에게 유익을 주는 좋은 사람이거나 패자라고 능력이 없거나 열등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패자라고 역사에 기여를 못하거나 인류의 공익에 공헌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승자들은 오히려 더 잔혹하고 비열했던 경우가 많고 패자가 오히려 더 넉넉하고 때뜻한 매력을 지닌 경우들도 많다. 승자이면서도 실상은 패자이고  패자이면서 진정한 승자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야누스적 측면이 반영되는 역설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면서 눈에 들어오고 가슴을 따뜻하게 한 것은 바로 이런 멋진 패자의 모습이었다. 미련없이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복하며 멋지게 사라지는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세상은 승자의 논리로 운영이 되는 것 같고 역사가 쓰여지는 것 같지만 그런 멋지고 아름다운 패자들이 없다면 승자의 영광도 진정한 의미가 없고 빛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승자인 Hilary Clinton을 위해 지원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선 Burnie Sanders의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것은 그의 패자로서의 태도였다. 군중들은 일어나  Burnie를 연호했고 카메라에 담긴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Burnie는 자기와 경쟁자였던 Clinton이 같은 쟁점과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을 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바로 그게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했다. 74세의 노 정객은 겸손하지만 자신 만만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Hilary를 위한 지지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래서 이들이 그 큰 나라를 이끌며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볼에 눈물이 흐르는 감동을 가지고 실패를 넘어 함께 승리를 향해 가는 멋진 모습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런 삶은 바로 우리가 꿈꾸는 것이고 종국에는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한다. 그때 실패속에서도 배울 수 있고 당당할 수 있다. 함께 일어서서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고 마침내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예수님의 방법이다. 예수님은 세상적 사고와 기준으로 보면 실패자처럼 보인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매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도다.” (사53:4-5) 실패자로 보이는가? 영원히 실패자일 수밖에 없는 보잘 것 없는 나를 일으켜 세우셔서 나와 함께 승리하시기 기뻐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다. 감동을 주는 이 실패자의 모습속에 참된 승리자 예수님과 당신이 있는 것이다.

정기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