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높이 뛰기
요즈음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 세계의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목표했던 것 이상으로 성적이 좋아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빈부의 균형을 잃어가는 경제와 답답함과 실망만 안겨주는 정치인들의 모습가운데 모처럼 국민들에게 뿌듯함과 자긍심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마치 계층과 계파가 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분열된 느낌을 갖게 하던 사회가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 것 같아 보기에도 기분이 좋습니다. 관전을 하다 보면 어느 종목 하나 흥미를 끌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최고의 땀과 수고를 쏟아 넣으며 아름답게 투혼들을 불사르는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모든 종목이 다 볼만합니다. 대결을 통해 승리를 거두는 것도 멋지고 기록갱신을 통해 새로운 고지에 도전하는 것도 정말 숭고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게 특별히 매력적으로 다가 온 것은 장대높이 뛰기(Pole Vault) 입니다. 장대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인간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보려는 시도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높이를 장대에 의지해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대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인간의 한계를 훨씬 뛰어 넘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인간의 스스로의 점프로는 2m를 넘기가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장대를 이용하면 그 두 배가 훨씬 넘는 5m까지도 가능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지 않던 종목인데 이번에 우연히 장대높이 뛰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영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첫째 장대높이 뛰기는 상대를 이기려는 경기인 것 같지만 실상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자기극복의 경기입니다. 어떤 측면에서 올림픽의 모든 경기는 상대를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종목마다 자세히 드려다 보면 상대를 이기기 전에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며 그를 극복하고자 하는 최선의 진지한 노력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와 같습니다. 상대와 비교하거나 다른 누가 기준이 되기 이전에 옛 자아와 쉽게 변화되지 않는 스스로의 성품을 극복하고자 하는 거룩한 자기노력과 최선을 다하는 신성한 경주입니다. 싸움터가 밖에 있는 것 같지만 가장 치열한 영적 전투의 현장은 바로 그리스도인의 내면세계입니다. 상대와의 싸움이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자기극복의 영적 장대높이 뛰기가 바로 신앙생활입니다.
둘째 스스로의 능력과 힘도 중요하지만 경기자를 바쳐주는 장대를 어떻게 잘 이용하고 의지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자기 힘만으로는 한계가 너무 분명합니다. 그래서 장대에 의지해야만 합니다. 장대에 자신의 모든 것을 싣고 그 탄력을 이용해 공중을 향해 힘차게 자신을 쏘아 올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령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으면 스스로 이룰 수 있고 할 수 있는 영적 성취가 보잘것없습니다. 한계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성령님의 능력을 의지하면 내가 뛰어 넘을 수 없는 장벽까지도 넘어서게 하는 놀라운 성취를 경험합니다.
셋째 한꺼번에 정상에 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높이를 높여가며 도전하는 성장적 도전입니다. 장대높이 뛰기 선수들은 단번에 5m에 도전하지 않습니다. 4m 20cm정도부터 10cm씩 높여가며 조금씩 도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실패합니다. 하지만 매 높이마다 세 번의 도전기회가 주어집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시도에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에 성공하면 그 동안의 실패는 상관없이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도전을 해 보지만 실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십니다. 그리고 성공하면 예전의 실수나 실패와 상관없이 다음단계의 도전을 허락하십니다. 여러분, 영적 올림픽에 도전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영적 장대높이뛰기를 시도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성령님을 의지하여 매일 조금씩 더 높은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성취를 이루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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