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퍼 올리는 마중물

기적을 퍼 올리는 마중물


어린시절 산골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나는 동네 한 가운데 있는 우물을 온 동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아낙네들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남자들은 양은으로 된 물통을 물지게에 지고 자기 집 부엌에 있는 항아리를 그 우물물로 채우곤 했습니다.
겨우 십여채 되는 가옥들이 함께 한 우물을 퍼서 먹고 마시며 행복하게 사는 정말 동화 같은 마을의 그림 같은 이웃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국민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어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십리도 넘는 먼 길을 동네 아이들이 모여 함께 다니곤 했는데 그 면소재지 장터에 있는 어떤 집 마당에서 정말 신기한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지날 때 마다 지켜 본 것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펌프였습니다. 종국에는 정겹던 우물을 사라지게 "작두샘"이라고도 불렸던 물을 뿜어 올리는 새로운 기구였습니다.

그런데 이 펌푸가 마술처럼 물을 콸콸 뿜어 내는 데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메마른 펌푸가 땅 속 깊은 곳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먼저 붓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마중물이라고 말하는 희생적 투자였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세상 밖으로 나와 목마름을 시원하게 달래 줄 수 없는 깊은 곳에 고여 있는 맑고 신선한 물을 퍼올리는 신비한 열쇠였습니다.
이렇게 마중물은 반가운 손님이 오면 그 사람을 향해 마중을 나가듯이 생명의 샘물을 맞이하기 위해 먼저 다가가중 행복의 발걸음입니다.
성경에도 많은 곳에서 은혜와 축복의 샘물을 퍼 올리게 하는 마중물에 대해 기록합니다.
아마 그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이 모든 복음서에 기록되고 있는 벳새다 빈들에서의 오병이어의 기적일것입니다.
황혼은 지고 어두움이 내리는 들녘에서 대책없이 서성이는 무리를 바라보시던 예수님의 마음에 긍훌이 발동합니다.
갈곳도 마땅치 않고 먹을 것도 없는 인생을 바라보시며 불쌍한 마음이 든 예수님이 제자들을 향해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때 제자들은 무명의 어린 아이의 도시락을 손에 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입니다." (마태복음 14장 16절에서 17절말씀)
아마 이 어린 아이는 그 시간까지 군침이 도는 시장끼의 유혹을 느끼면서도 가장 배가 고픈 마지막 순간에 먹으려고 아끼고 아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어린 아이가 선뜻 내어 놓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가지고 오라고 말씀하시고 무리를 잔디 위에 앉히십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 드린 후에 떠어서 제자들에게 주고 제자들은 무리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여자와 어린이 외에도 오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둡니다.
오병이어가 마중물이 되어 황량한 들판을 풍요희 물결로 일렁이게 한 것입니다.
작은 마중물로 인해 가슴뛰는 감동의 장면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중물은 작은 것이고 희생적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난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 이런 생동감이 넘치는 변화와 기적을 체험하는 삶을 살게 되는지를 영상적으로 보여주는 기가 막힌 장면입니다.
자신의 삶의 모습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그저 그런 하루라는 태도로 매일을 맞이하고 보내고 있습니까?
인생에 설레임이 사라지고 영적 기대가 상실된 생명력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일상ㅇ르 너무 일상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무기력한 일상입니까?
마중물은 기껏해야 한 바가지의 작은 양이고 사용하고 나면 가장 먹저 사라지는 허비적이며 희생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마중물이 되기를 싫어하고 마중물이 되기를 꺼려하는 이 시대에 예수님은 오병이어를 드리는 것처럼 마중물을 드리는 사람, 
마중물과 같은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대단하지는 않아도 그 성도가 있는 그 곳에 맑은 샘물 하나 터지는, 그래서 그 나눔과 드림으로 메마른 인생에 사랑과 행복의 물줄기를 다시 흐르게 하고 남음이 있는 마중물 같은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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