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위해 선택된 당신

사랑 받기 위해 선택된 당신

멜린다, 나 뇌출혈이래!” 전화기 너머로 들려 오는 스티브 오빠의 울음섞인 목소리를 듣자 몸속에 있던 모든 기운이 빠져 나가듯 맥이 풀리고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떨렸습니다. 스티브 오빠는 자기가 살고 있는 호주의 북단 열대지역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마친 후 물밖으로 나온 오빠는 갑작스럽고 강렬한 두통에 압도되어 어찌할바를 모르고 머리를 감싸안았습니다. 서둘러 집으로 가는 동안 매 심장박동은 마치 쇠망치로 머리를 때리듯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오빠는 약상자를 꺼내 진통제를 찾았습니다. 약상자에는 여러가지 진통제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오빠는 다행스럽게 코데인이라는 약을 선택해서 먹었습니다. 만약 그 상자안에 있었던 아스피린을 먹었더라면 부작용으로 더 큰 출혈을 유발했을 것이고 뇌졸증을 일으켜 쓰러져 마침내 죽었을 것입니다.

시력이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어느 정도 나아진 오빠는 월요일이 되어 일을 하러 출근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장님, 눈이 보이지 않아요.” “눈을 좀 크게 떠 보게!” “제 말은 제 눈이 이상하다는 얘기예요! 안보인다구요!” 사장님은 상태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즉시 의사에게 보냈습니다. 의사는 진단 후 다시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비행기에 태워 가장 가까운 도시인 다윈으로 후송했습니다. 그러나 다윈에 있는 병원에는 오빠를 치료할 첨단장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퍼스로 이송되어 온 것입니다.

이 소식은 금방 멀리 동부에 사시고 계신 어머님과 양아버지에게 전해졌습니다. 어머니는 한사코 스티브 오빠곁에 머무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사실 스티브 오빠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들로 데려온 입양아였습니다. 어머니는 입양한 양아들인데 뭘 그렇게 신경을 써!”하는 말이나 행동을 결코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어머니에게 있어서는 피가 섞인 생물학적 자녀인 우리 형제들이나 스티브 오빠는 전혀 차이가 없었습니다. 똑같이 사랑해 주고 똑같은 안타까움과 아픔을 가지고 스티브 오빠곁에 있어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사실 어머니의 삶의 상황은 그렇게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불가능했습니다. 긴급하고 갑작스런 사고였지만 잠간의 방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매일 소들에게 젖을 짜주어야 했고 제철에 맞추어 파종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가운데에서도 아버지는 어머니를 재촉해서 스티브오빠 곁으로 보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피는 멈추었지만 뇌출혈이 수술할 수없는 부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 더 이상 출혈이 없도록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을 사용할 수는 있었습니다. 오빠가 치료를 받는 내내 한 순간도 어머니는 오빠곁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티브 오빠를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마치 나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눈길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형제들은 자라면서 어머니가 스티브 오빠를 자기가 배앓이를 해서 직접 나은 우리 형제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게 대하시는 모습을 항상 보아왔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관계는 어느 모자지간과 동일하게 진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는 우리를 똑겉이 사랑하셨고 모든 것을 동등하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런 사랑에는 선택이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아기가 생기지 않아 입양을 결정한 나의 부모님들은 스티브 오빠를 입양해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고 바로 그 주간에 어머니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저희 부모님들이 원했다면 그 입양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들은 취소하는 대신 스티브 오빠를 자신들의 아들로 받아들이기로 선택을 하신 것입니다. 그분들은 오빠를 선택하셔서 자신들의 아들로 삼아 주시고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이 마지 못해 우리를 의무적으로 사랑하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이 스티브 오빠를 선택하시고 사랑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선택하시고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선택하셨기에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사랑받기 위해 선택된 하나님의 자녀인 것입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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