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박자에 맞추어

흔들리는 박자에 맞추어

 

제가 아는 친구 목사님 가운데 파킨슨 병에 (Parkinson’s Disease) 걸린 분이 계십니다. 파킨슨 병이란 1817 파킨슨이라는 영국의 의사가 몸이 떨리고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면서 이러한 질환이 뇌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후로 학자들은 의사의 이름을 따라 이러한 질환을 파킨슨 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병의 특징은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고, 행동이 느리고, 자세가 이상해 지고, 얼굴 표정이 없고, 걸음 걸이가 이상해 지며, 자꾸 넘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 .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주변에서는 그런 사람을 이해해 주고 보호해 주기 보다는 행동이 굼뜨다고 말하거나 심지어는 멍청하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그런 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형편에 대한 배려와 병에 대한 상식의 결여때문인 같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 자신이나 주변 분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이 전염성이나 유전에 관한 것이라고 합입니다. 하지만 병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키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되는 병이 아닙니다. 게다가 유전되는 질병은 더욱 아닙니다. 모든 연령층에 나타나는 질병이지만 특별히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그에 비례해서 환자 수가 많아질 뿐입니다.

파킨슨 병에 걸린 친구 목사님을 오랫만에 만난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분이 그런 병에 걸렸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그저 오랫만에 만나는 기쁨만 가지고 마주 앉았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찻잔을 드는 목사님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잔속의 따뜻한 차가 금방이라도 잔밖으로 흘러넘치려는 것처럼 위태한 모습으로 찰랑대고 있었습니다. 입가로 아슬아슬하게 찻잔을 가져간 목사님은 평안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며 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한참 되었어요. 파킨슨 병이래요.”  제가 놀라서 물었습니다. “그래요? 얼마나 되셨는데요?” “ 벌써 되었어요! 괜찮아요.” “손을 떨면서도 차를 흘리지 않고 마시네요. 지장 없으세요?” “ 이젠 괜찮아요. 처음에는 속도 상하고 몸도 마음대로 안되었는데 떨리면 떨리는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대로 박자를 맞추면 지장 없어요. 같이 흔드리면서 감사함으로 사는 거지요.” 우스개 소리같기도 하고 체념같은 달관의 경지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면서 발견한 목사님의 진심은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형편과 처지에 대한 진정한 감사였습니다. 사람됨이라는 부인할 없는 피조적존재로서의 부족함에 대한 깨달음에서 나오는 하나님을 향한 전적 의존과 경외가 담겨 있는 진솔하고 평안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분과의 대화 중에 오르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도 같은 병으로 고생을 하는 분이었습니다. 남편을 아내였고 사춘기의 자녀를 가진 엄마였습니다. 그분이 처음 진단받았을 때의 모습이 올랐습니다. 분노하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남편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을 원망하고 심지어는 저주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지나칠 정도로 울고불며 주변의 모두 난처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분이 가장 염려했던 것은 자기의 병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병이 유전적인 것으로 생각했던 그분은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해 하고 두려워했습니다. 엄마의 애틋한 마음이 진하게 뭍어나는 눈물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런데 분의 원망과 불평의 기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불평과 원망은 가정이 어려움을 겪고 자녀는 탈선해서 방황의 터널을 통과하게  했습니다. 병이 발견되었을 그분 친구 목사님이 보여 주었던 상반된 반응이 전혀 다른 삶을 만들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고난 가운데 더욱 하나님께 향하며 그분의 분정하심에 순응하며 그분만을 기대했던 사람과 원망과 불평으로 일관했던 삶의 차이였습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 119:71)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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