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세월 너머 사춘기 시절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곁에 있는 작은 것도 아름다웠고, 잡을 없는 것은 아름다웠습니다. 고통도 아름다웠고 슬픔도 아름다웠습니다. 몸이 아파 창백한 모습으로 파랗게 변해 가는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도 그런 병에 걸려 밖을 보며 죽어가고 싶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죽는 다는 것은 죽음을 올리는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다시 가슴이 아팠습니다. 죽는 것은 사는 보다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겸손하고 싶었지만 결코 겸손하지 못한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죽을 용기도 없는 스스로에게 조금은 비겁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인생이란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속에 나를 가두고 종국에는 그런 생각이 기형적 신념이 되는 과정을 견디며 오랜 세월을 살았습니다. 가슴 아픈 시간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분이 영혼속으로 걸어 들어 오셔서 말을 걸어 오셨습니다. 아이가 죽었을 때입니다. 태어나자 마자 아이는 곁을 떠났습니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를 정말 사랑했던 같습니다. 사랑의 이유는 내가 아이의 아빠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아빠가 자기의 아이를 사랑하는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런데 나의 지극한 사랑이 아이를 구하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같았습니다. 지금 힘드냐?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순간을 뒤돌아보며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때 나는 힘들었나? 힘든 보다 혼돈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가슴이 굉장히 많이 아팠습니다. 한번 안아 보지도 못한 아이가 삶속으로 들어와 나를 만난듯 한데 진정한 만남도 없이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처연할 정도로 허망했습니다. 전체가 그냥 하얀 모습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는데 슬프기보다는 보다는 가슴이 아팠던 같습니다.

삶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고 몸져 누우신 어머니를 바라보면 마음이 아팠습니다. 혼자 복받쳐 애써 고통을 참으며 눈물짖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 영혼이 아팠고 그런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없는 나를 보면 인생 전체가 아픔덩어리였습니다. 아픔 속으로 걸어 오신 그분이 제게 말을 걸어 오신 것입니다. 나와 함께 살자. 그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달라질 무언데! 그분이 다시 말을 걸어 오셨습니다. 나와 함께 살아보자. 그래서 그렇게 예수님과의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일 이전에도 저는 그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함께 살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살자는 그분의 초청에 그렇게 하지요라고 대답한 후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을 감싸고 있던 아픔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분 안에서 자연스럽게 아파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들이 모든 경우와 상황속에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시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른 이유들 때문에 아픔이 생긴 것입니다. 그분을 만나기 전의 나처럼 방황하는 사춘기의 청소년, 혈기왕성한 젊은이,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성실을 다하는 당신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소문으로만 알고 그분과 동행하지 못하는 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분을 진정으로 만나지 못해 삶의 정중앙에 모셔들이지 않고 자기 멋에 겨워 인생을 살아가는 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아마 당신은 이런 내가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나도 오랫동안 그랬으니까요. 교만한 처럼 생각이 되실지 몰라 조심스럽습니다만 나도 당신이 소중하게 추구하는 바로 그것들 체험해 보았습니다. 바로 이유때문에 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혹시나 너무 먼길 돌아 힘들게 그분을 만날까 염려되어 당신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정기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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